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취업신청당당한 여성, 꿈을 향해 도전하는 여성

불황일때 기업은 까다로운 취업스펙을 요구한다

작성일    2018-09-05
조회수    646
[비즈니스 인사이트-206] 통계청장은 통상적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고, 새로운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는 고용노동 전문가로 정해졌다. 출발점은 지난 7월 발표된 취업자 수 통계였다.

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`2018년 7월 고용 동향`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7월 취업자는 2708만3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0명 늘었다.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따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10년 1월 마이너스 1만명을 기록한 후 8년6개월 만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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역대 최악의 고용지표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, 여전히 채용 공고는 인터넷상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다. 실업자가 많지만 주인을 찾지 못한 빈 일자리도 같이 공존하고 있다. 청년과 4050세대를 가리지 않고 원활한 취업을 위한 `취업스펙`이 절실한 상황이다.

경기 상황과 `취업스펙`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결돼 있는 걸까. 최근 얼리샤 새서 모데스티노(Alicia Sasser Modestino) 노스이스턴대 공공정책 및 도시문제 스쿨 부교수와 대니얼 쇼그(Daniel Shoag) 하버드 대 케네디스쿨 부교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(HBR) 디지털판에 쓴 기고를 통해 경기 상황과 `취업스펙` 간 상관관계를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. 그들이 내린 결론은 단순하다. 불황일수록 고용주는 더 까다로운 `취업스펙`을 요구한다. 그들은 당신이 사장이든지 구직자든지 실시간 노동시장 데이터에 주목해서 노동시장의 변화하는 요구 조건에 빠르게 대응하라는 조언도 덧붙였다.

◆`취업스펙`의 경제학…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은 실업률과 미충원률 관계를 보여주는 `베버리지 곡선`

미국 경제학자들은 아직도 대공황 이후 왜 실업률이 매우 높은 수준으로 고통스럽게 유지됐는지, 대공황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5년이나 걸린 이유는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고민하고 있다. 모데스티노 교수와 쇼그 교수는 연구를 통해 한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. 숙련 근로자가 넘쳐나던 경기 침체기에 고용주가 `취업스펙`을 강화했기 때문에 고용시장이 회복한 뒤 빈 일자리를 채우기 더 어려워진다는 가설이다. 그 이후 일부 고용주는 빈 일자리를 채우기 위해 교육과 경력 요구 사항 등 `취업스펙`을 완화한다.

대개 실업률과 미충원율 간에 안정적인 상충관계가 존재한다. 이는 `베버리지 곡선`으로 알려져 있다. 침체기에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미충원율이 낮아진다. 회복기에는 그 반대 현상이 발생한다. 그러나 미국은 2009년 이후 고용주들이 미충원율이 높다고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. 결국 2017년 말 무렵에는 `베버리지 곡선` 자체가 기존보다 바깥쪽으로 이동한 셈이다.

경제학자들은 최근 이 같은 베버리지 곡선의 이동이 `채용 강도(recruiting intensity)`가 줄어서 생긴 게 아니냐는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. 채용 강도는 고용주가 일자리 공백을 채우는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가리키는 용어다. 고용광고 지출, 심사 방법, 고용 기준, 보상 변화 등을 포함한다. 채용 강도를 낮추면 빈 일자리를 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주어진 수준의 실업률에 비해 더 많이 미충원된 일자리와 더 많은 신규 채용 공고 비중을 목격하게 된다. 채용 강도의 완화가 베버리지 곡선을 바깥쪽으로 이동시킨다.

이들이 연구에서 조사한 건 채용 동기의 가장 중요한 차원 중 하나이자 고용주가 후보자 심사에 쓰는 `취업스펙` 중 하나인 학위였다. 경기 침체기 동안 2013년 미국 `커리어빌더` 조사에 따르면 고용주의 약 3분의 1은 `취업스펙`에 대한 요구가 증가했고, 구체적으로 고졸 근로자들이 일하던 직책에 대졸자를 채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.

`버닝 글래스 테크놀로지`의 새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2007~2014년 사이 모든 미국 산업에서 게시한 8300만건의 온라인 채용 정보를 살핀 결과, 모데스티노 교수와 쇼그 교수는 고급 `취업스펙` 요구에 대한 증거를 발견했다. 2007~2010년간 임금 상위권 패널에선 학사 학위 이상을 요구하는 채용 공고물 비율이 10% 이상 증가한 뒤 노동시장 회복기에 감소했다. 중간 패널에선 침체기에 5년 이상 경력이 필요한 게시물 점유율이 약 7% 상승한 뒤 노동시장 회복과 함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. `취업스펙`이 강화되는 지역에서는 실업률이 더욱 극적으로 상승한 지역이었다. 실업률이 낮아지는 기간에는 실업률이 더 크게 떨어지는 지역에서 `취업스펙`도 더 많이 완화됐다. 어느 한 직종의 국가적인 실업률이 1% 늘어나면, 학사 학위를 요구하는 고용주 비율이 0.6 % 증가하고 4년 또는 그 이상을 필요로 하는 고용주 비율이 0.8 % 증가한다고 조사됐다. 흥미롭게도 일반적으로 직무에서 배울 수 있는 경영지원, 총무 등 기본 기술은 종종 전문적인 교육이나 훈련이 더 필요한 전문기술이나 소프트웨어 기술에 비해 경기 회복기에 `취업스펙`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았다.

◆`취업스펙`의 변화를 설명하다

왜 고용주들은 경기 침체기에 `취업스펙`을 강화하고, 경기 회복기에는 `취업스펙`을 완화할까. 일반적으로 대졸 근로자는 고졸 이하 근로자에 비해 약 60%의 임금 프리미엄을 받지만, 경기 침체기에는 대졸 근로자 임금 프리미엄이 하락한다. 고용주들은 숙련, 고급 근로자의 프리미엄이 낮아진 기회를 활용한다고 보여진다. 즉, 구직자가 많을 때는 어느 한 최고경영자(CEO)가 말한 것처럼 "경기 침체는 최고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"이다. 불경기 때 `취업스펙`을 강화하면, 이전보다 저렴하면서도 더욱 숙련되고 고급 스킬을 갖춘 근로자를 뽑을 수 있다.

또 다른 견해로는 경기 침체 시 `취업스펙`을 강화하는 흐름이 기술 또는 아웃소싱 변화에 따라 주도됐다는 주장이 있다. 아웃소싱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는 경기 침체 시 가속화할 수 있고, 요구되는 `취업스펙`에 영구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.

모데스티노 교수와 쇼그 교수는 노동 숙련도 프리미엄 가설과 구조적인 변화 가설을 구분하기 위해 자동화 같은 구조적인 변화나 경기순환 주기와 무관한 사례를 연구했다. 우선 2009~2012년 사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병력의 감축으로 매년 20만~30만명의 참전용사들이 미국 신규 노동인구로 진입한 경우다. 숙련도 가설은 이 경우에 적용돼 법률집행관, 항공기 기술자 등 특정 직군에서 많은 수의 퇴역 군인을 채용하면 `취업스펙`이 크게 강화되는 점을 발견했다.

둘째는 셰일가스 산업에서 일어난 붐이다. 2007~2011년 사이 대형 셰일가스 유전을 발견해 생산량이 27% 늘어났을 때, 셰일가스 채굴 산업에선 고용과 임금이 증가했다. 이는 농업, 임업, 광산업, 제조업 등 다른 산업에서 근로자들이 이탈해 나오도록 유도했다. 다른 산업들은 예기치 못한 구인난이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반응으로 `취업스펙`을 완화하는 경쟁을 벌였다.

모데스티노 교수와 쇼그 교수가 내린 결론은 고용주들이 전략적으로 행동한 결과, 숙련 고급 노동자가 많을 때, 이들은 더 많이 숙련된 노동자로 일자리를 채우려고 한다는 점이다. 그래서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은 이런 경기순환을 염두에 두고 설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. 기업은 근로자들의 스킬셋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. 실시간 노동 시장 데이터를 활용하면 고용주와 근로자 양쪽 모두 신속하게 대응하며 향후 벌어질 경기순환의 결과가 미칠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.

[안갑성 기자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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